2016-하계 필리핀 해외봉사 활동수기(이지우)

작성자
참사람봉사단
작성일
2016-09-13 10:21
조회
228
해피투윅스

2학년 이후로 해외봉사에 한 번 쯤은 참여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기 시작했었다. 구체적으로 어느 단체를 통해 언제쯤 가야겠다는 구체적인 계획 없이 막연히 언젠간 가야지라는 생각만 했었던 것 같다. 그러던 중 올 해 여름이 지나면 더 이상 기회가 없을 것 같은 생각에 갑작스레 참사랑봉사단 9기에 지원했었다. 운 좋게 9기에 합격했고, 지금은 이미 2주라는 짧으면서도 길었던 해외봉사를 마치고 원래 나의 일상으로 돌아와 있다. 5월에 처음 만난 친구들과 OT를 시작으로 다같이 MT도 다녀오고 출국 전 한 달이 넘는 시간동안 교류봉사, 교육봉사를 준비하면서 솔직히 귀찮고 힘들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평하는 사람 없이 준비해가는 과정에서 나도 내 몫만큼은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봉사준비를 했던 것 같다. 출국 전 단체 짐을 패킹하는 날에는 지원조 조장이었던 주영이를 다시 보게 되었다. 더운 날씨, 좁은 복도에 성인 25명이 옹기종기 모여 수량 확인부터 완벽하게 포장된 상자 30개를 만들기 까지 총 책임장 으로서 크고 작은 걱정거리도 있었을 것이고 사람들에게 예민해질 수 있는 날이었을 텐데 팀원 한명 한명에게 부채질을 해주며 고맙다고, 조금만 더 힘내자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보다 2살 어린 친구지만 참 배울 점이 많은 친구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주영이 뿐 만 아니라 필리핀 봉사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느낀 점도 많았지만 같이 봉사하는 우리 9기 사람들을 보면서 나이에 상관없이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배울 점이 있다는 생각을 더 많이 했던 것 같다.

교육 봉사 중 율동 교육만 참여했었는데, 진행하기 직전까지 너무 유치해서 아이들이 싫어할까봐 걱정을 했었다. 하지만 필리핀 아이들은 자기 수준이 맞건 맞지 않건 앞에 나와 교육하는 사람의 말을 경청해주고 웃으며 함께 따라해 주었다.

율동 교육이다 보니 햇빛이 쨍쨍한 야외 운동장에서 진행했는데 너무 덥고 힘들었지만 앞에서 웃으며 따라하는 아이들을 보면 없던 힘도 생기고 힘든 내색 없이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교육 외로 모두가 할 수 있는 게임이나 이야기 등을 완벽하게 준비하지 못했던 것 같아서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아쉬웠다.

우리는 노력봉사로 깔란누간 초등학교에 화장실을 지어주는 활동을 하였다. 보통 남자들이 시멘트를 나르고 벽에 바를 시멘트를 섞는 활동을 하고 여자들이 화장실을 지을 주변에 있는 쓰레기 더미를 치우고 정리하는 활동을 하였는데, 내가 하는 일에 비해 남자들이 육체적으로 훨씬 힘든 일을 하는 것이 참 미안하고 고마웠다. 그리고 우리가 해도 힘든 일들을 필리핀 아이들이 아무 말도 없이 도와주고 있는 모습을 보고 너무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 너무 놀라서 괜찮다고 그만하라는 말밖에 못했는데 자기가 다니는 학교에 봉사하러 온 우리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도와주려고 했던 것 같은 아이들 마음에 고맙다는 말을 하지 못 한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나는 우리 9기에서 노력조와 사진팀에 소속되어 있었다. 노력조장이었던 산이와 그 외 노력조는 아니지만 노력조 일을 자기 일처럼 도와준 몇몇 친구들 덕분에 노력조 일은 부담스럽지 않았다. 하지만 평소에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해서 하게 된 사진팀은 막상 해외봉사를 가니 나름 큰 역할이고 나에겐 조금 부담되는 역할이었다. 사진찍는 것을 좋아하긴 하지만 사진 기술이 뛰어났던 것도 아니었고, 우리 사진팀원들 중엔 카메라를 잘 다루는 사람도 없었다. 그래서 봉사를 하는 그 순간순간을 예쁘게 기록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있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눈으로 보는 것과 카메라 렌즈로 보는 것이 너무나 달라서 팀원들의 추억을 좀 더 생동감, 사실감 있게 표현해 주지 못하는 것이 미안했다. 또한 하루에 500장이 넘는 사진을 찍어도 사진정리를 하고 나면 남는 사진이 별로 없는 것 같아 늘 하루하루가 아쉬웠던 것 같다.

수기를 쓰다 보니, 어떻게 봉사활동을 했는지에 상관없이 아쉬움은 꼭 남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2주간 필리핀 두마게티에서 여러 가지 봉사활동을 하면서 오직 봉사활동에 대한 생각만 할 수 있었던 점, 여러 가지 느낀 점과 배운 점이 많아서 참 행복했고 너무 좋은 사람들을 알게 된 것도 내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앞으로 이번 2주간의 기억을 잊지 않고, 함께 했던 사람들과 계속 좋은 인연을 이어나가고 싶다.